글 목차
1. 최근 근황
2. 대기업 취준을 하게 된 이유
3. 통신사의 B2B 제안/수행 직무를 선택한 이유
4. 앞으로의 목표/계획
5. 마무리하며
1. 최근 근황
가장 최근 연재 글인 "대학생 핀테크 스타트업 PO가 되다"에서 소개했던, 스타트업 페이히어에서의 10개월간의 PO 생활이 끝났던 것이 23년 8월이었다.
그 후 약 1년 정도(23년 8월~24년 6월)는 하고 싶었던 것들(회계공부, 교환학생, 블로그 연재 등)을 좀 해보는 시간을 거쳐, 24년 하반기에 대학 마지막 학기를 진행하며 본격적으로 대기업 취업 준비를 시도했다. 취준 기간 동안 여러 고난도 있었지만, 운 좋게도 25년 1월 통신사 K사에 B2B 제안/수행 직무로 신입 사원에 입사한 것이 가장 최근의 근황이다.
(* B2B 제안수행 직무?: AI/클라우드/IT/통신 관련 B2B 사업의 제안서를 써서 계약을 수주하는 "제안" 직무와, 계약 수주 후 해당 프로젝트 구축/이행과정에서의 매니징을 담당하는 "수행" 직무로 나뉜다. SI회사의 제안 PM, 수행 PM 역할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
2. 대기업 취준을 하게 된 이유
이 블로그로 나를 접했던 사람들, 그리고 대학생활 때의 나를 지켜봐왔던 사람들은 내가 소위 말하는 대기업이라는 곳에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고 생각했을 거 같다. 어떻게 보면 나의 대학생활은 1) IT 2) 창업/스타트업이라는 2가지 키워드로 가득 차 있었던 사람이었기에, 그런 키워드들과 약간은 상반된 공간이라 느껴지는 대기업에 들어갔다는 게 신기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생각한다.
내가 대기업 취준을 결심했던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데,
1. 대기업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경험
번개장터 인턴 부터, 페이히어 PO 경험까지 스타트업에서 1년 1개월가량 일을 해보며 대기업의 시스템에 대해서 막연한 궁금증이 생겼다. 앞으로 장기적인 커리어를 내가 어떻게 밟아갈지는 모르겠지만, 대기업 시스템을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마음 한편에 있었다. (그게 문화가 됐건, 일하는 방식이 됐건, 복지가 됐건)
그런 마음이 있는 상황에서, 대학을 막 졸업해 신입 공채로 들어갈 수 있는 이 기회를 넘기고 또 스타트업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면, 그 후에 혹시나 대기업에 가보고 싶은 순간이 생겼을 때 더더욱 대기업을 가기가 힘들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직에 물론 역량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대기업 입장에서도 스타트업에서만 일했던 사람이 대기업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에 대한 물음표가 있을 수 있으니..)
또한 대졸 신입 공채의 입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대기업 시스템 경험(ex. 신입사원 연수, 동기 문화) 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이번기회를 놓치면 평생 경험해보고 힘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대기업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2. 소프트 온보딩에 대한 바람, 업무의 깊이 채우기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많은 권한을 받고, 넓은 업무 범위의 일을 해볼 수 있는 건 주니어였던 나에게 정말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여러 업무들을 경험해보며 회사 전체가 흘러가는 흐름들을 익힐 수 있었고, 회사의 여러 부서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업무를 해보고, 연차에 비해 큰 권한을 받아 업무를 해보는 것이 물론 장점도 있었지만, 더더욱 조금 차근히 업무를 밟아가며, 내가 맡은 업무의 깊이를 채우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게 됐던 거 같다.
스타트업에선 다양한 업무를 한꺼번에 해야 하다보니 특정 업무에만 집중하긴 힘든 상황이었고, 눈앞의 이슈/업무들을 빠르게 쳐내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쁘다 보니 개인이 공부 등을 하며 업무 역량을 더 쌓고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대기업은 권한도 더 적고, 더 좁은 범위의 일을 더 천천히 배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게 단점일 수는 있겠지만, 하나의 업무를 조금 더 단계별로 밟아가며 그 업무에 대한 깊이를 좀 더 채우고 싶었다. 또, 천천히 일을 배울 수 있게 주어지는 시간 동안 개인적으로 좀 더 직무에 필요한 지식들을 쌓아가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거기에 더해, 대기업은 좀 더 다양한 연차/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고 거기서 배울 수 있는 점들도 있다고 생각했다.
3. 대기업이라서 가능한 업무/사업 규모에 대한 경험
이 부분은 대기업 취준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조금 더 생각했던 부분인데, 대기업이라 가능한 업무/사업규모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B2B 사업의 경우 더더욱 그런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ex. 공공, 대기업 등에서 띄우는 수십, 수백~ 수천억 짜리 사업은 사업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대기업에 맡길 수밖에 없음) 이렇게 사업 규모 단위자체가 다른 사업들을 직접 진행해 보고, 그 일련의 과정에 참여해 보는 과정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ex. 더욱 복잡한 이해관계, 사업관리 등). 그런 부분을 한 번은 경험해보고 싶었다.
4. 공채 취준 과정에 대한 경험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내 입장에서, 분명 힘들게 뻔하긴 하지만 취준생 대다수가 겪는 이 공채 취준 과정 자체를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다.
대기업 공채를 준비하는 대신, 기존 스타트업에서 쌓아온 PO 경력을 살려 IT 스타트업에서 저년차 PM/PO 경력직 공고를 노려보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또, 외국계 기업에 다녔던 지인을 통해 해당 기업의 추천 채용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소개받기도 했었기에 그 기회를 잡는 것도 방법이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그쪽 길이 기존 내가 해왔던 경험들을 살려 일을 시작하기에 바늘구멍 같은 대기업 공채 시장을 뚫는 거보다 쉬웠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 취준을 결심한 만큼 적어도 1시즌은 최선을 다해서 공채를 진행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 다른 선택지들은 일단 대기업 공채에 최소 1 시즌 제대로 부딪혀 보고, 그때 실패할 경우 다시 선택지 상에서 고려해 보자라는 게 당시의 내 생각이었다.
5. 다양한 직무 경험 가능성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직무/부서이동이 자유로운 곳들이 꽤 된다고 들었었다. 물론 pm/po/서비스 기획 분야를 지속적으로 준비해온 나였지만, 일을 하면서 더더욱 이 일이 정말 나에게 잘 맞는 일이 맞는 걸까? 에 대한 고민들을 계속되었던 거 같다. 그런 차원에서, 대기업의 직무/부서이동의 수월성이라는 요인은 하나의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었다. 내가 능력/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다른 직무도 도전해 볼 수 있다고 느꼈고, 그런 부분이 직무/커리어 자체에 고민을 가지고 있었던 나에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3. 통신사의 B2B 제안/수행 직무를 선택한 이유
이렇게 대기업 취준을 결심했지만, 그래도 IT 분야로 계속 커리어를 쌓아오고 준비해온 만큼, 여러 대기업 중 IT 쪽을 살려서 커리어를 밟아갈 수 있는 회사로 가고 싶었다. 그렇다 보니, 통신사가 눈에 띄었다.
1. AI/클라우드 사업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
통신사의 경우, 사람들이 흔히 아는 유/무선통신(흔히 말하는 전화/인터넷과 핸드폰 판매) 중심이던 과거와 달리 최근은 AI/클라우드 관련 B2B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생각하고 굉장히 크게 투자를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에 내가 AI/클라우드 분야에 대한 공부/경험들을 그렇게 많이 해왔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항상 마음속에는 IT에서 AI/클라우드로 트렌드가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해당 분야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아예 AI/클라우드 쪽 산업을 경험해 보며 지식을 쌓을 수 있다면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했었다.
통신사의 경우 몇가지 매력적인 포인트가 있었는데,
- AI/클라우드의 기술의 기반 인프라로서 통신사가 보유한 1) 통신 네트워크 2) 데이터 센터 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
- AI/클라우드의 수익화는 B2C 보다는 B2B에서 먼저 실행될 가능성이 있는데 통신사는 기업/정부 고객 pool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점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통신사의 AI/클라우드 산업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2. B2B 사업을 깊게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
기존에 페이히어에서 테이블오더를 진행하며 약간이나마 B2B 사업 프로세스를 경험해 보며(SMB 향 B2B긴 했지만) , 나름대로 B2B 사업의 매력을 느낀 상황이었다. 이번 기회로 조금 더 B2B 쪽을 깊게 경험해 보는 것도 나에게 좋은 경험이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3. 그중에서도 매력적이게 느껴진 B2B 제안/수행 직무
타 통신사의 경우 B2B 영업 직무로 채용을 했었지만, K사의 경우 영업이 아닌 B2B 제안/수행 직무로 채용을 했다. 수행쪽 직무는 어찌 보면 SI 회사의 PM(프로젝트 매니저)과 유사한 업무로 기존에 해왔던 PM/PO 경험들을 살릴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안 직무는 기존에 많이 해온 영역은 아니지만, 제안서 작성경험이나 사업적 사고 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지금까지는 서비스를 기획해 오며 미시적인 부분(ux 같은 세부적인 기능 중심)에 많이 집중을 해왔다면 해당 직무들은 인력/비용/매출관리 등을 비롯해 B2B 사업 진행과정에서의 다양한 사업 관리 영역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거시적인 시야를 넓히며 내 역량을 키워볼 수 있는 직무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통신사 쪽에 우선순위를 높여서 취업 준비를 했었고 운좋게 합격을 할 수 있었다.
4. 앞으로의 목표/계획
1. 업무
업무적으로는 일단 B2B사업의 제안부터 수행까지 일련의 프로세스를 다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게 지금의 목표이다. 그래야 둘 중 어떤 파트가 더 나에게 잘 맞는지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또한, 제안과 수행 양쪽에 대해 이해도가 있어야 좀 더 퀄리티 높은 업무를 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양쪽의 업무를 다 해보고 싶다. (프로젝트 수행단에서 발생할 수 있는 힘듦, 리스크를 알아야 더 원활한 제안이 될 것이고, 제안 과정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제안을 바탕으로 이행하는 입장에서도 더 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
그 뒤에는 둘 중에 어느 한쪽을 더 깊게 파게 되거나 혹은 제안~수행과정에서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특정 B2B 상품 자체를 직접 담당해서 해당 상품에 대한 기능 기획이나 사업관리를 담당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막연히 가지고 있다. (혹시 모른다, 일을 하다보면 아예 연관 없는 다른 직무를 하고 싶어 질 수도....)
2. 업무 관련
업무 자체 말고 업무 관련된 부분에서는,
첫번째로, 기술에 대한 공부를 놓고 싶지 않다. 단순한 AI/클라우드 관련 자격증을 따는 게 될 수도 있겠지만, 사이드 프로젝트나 개인적인 공부/ 기술 블로그 같은 것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결국에 내가 하게 되는 업무 자체가 기술을 몰라도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술을 잘 알면 알수록 내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더 커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기술 쪽 대학원을 일과 병행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두 번째로,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사내 강사 등을 도전해보고 싶다. 입사 후 가장 크게 느낀 것 중에 하나가 사내 강사 제도가 잘 되어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업무 하면서 배운 노하우가 됐건, 혹은 기술적인 지식이 됐건, 제3의 무엇이 됐건 그것을 강의로 공유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위해 좋은 제도/출발점이 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사내강사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고, 언제/어떤 분야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3. 기타
마지막으로 기타 목표의 경우에는 이 블로그를 다시 열심히 작성해볼 생각이다.
특히 이번에 1시즌간 취업을 준비했던 사항들(ex. 인적성, 자소서, 면접, 기업분석 등)을 하나의 시리즈 형태로 정리해서 연재할 계획을 하고 있다. 지금의 목표는 25년 상반기(6월)가 끝나기 전에 해당 내용을 다 써내는 게 목표이다. 개인적으로 취업 준비하는 기간이 너무나도 힘들다는 것을 느꼈기에, 내가 취업을 준비했던 내용들이 조금이라도 취업준비생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게 하나의 작은 목표이다.
그 외에도 틈날 때 해당 취업준비 시리즈 외 기타 컨텐츠들(ex. 현재 회사에서 일하며 배우고 느낀 것들/ AI- 클라우드 기술 관련된 글)을 작성해보려 한다.
5. 마무리하며
오랜만의 글이다 보니 조금 길어졌다. 그래도 오랜만에 글을 쓰는 그 과정자체에서 활력을 많이 얻었다. 다음 글은 위에서 말한 취업준비 관련 시리즈 글 연재를 바로 시작하거나, 혹은 1편 정도 현재 취업한 회사에서 배우고 느낀 것에 대한 가벼운 일기를 적어보려 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에서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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