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 B2B기업에서 유저보이스가 중요한 이유에서 언급했다시피, 페이히어는 대부분의 기능 개발을 사장님들의 유저보이스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그 정도로 유저보이스가 정말 중요한 회사에서 가장 처음 맡게 된 업무는 바로 "채널톡 태그 개편" 작업이었다.
이번 글(上편) 에선 해당 업무를 왜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해당 업무의 중요성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한다.
1. 채널톡 태그?
1) 채널톡
채널톡은 쉽게 말하면, 고객센터에서 쓰는 상담용 Tool이라고 볼 수 있다.
각종 채널(ex. 카카오톡, 전화)에서 들어온 상담이
"1) 채널톡이라는 플랫폼 한곳에 모이고, 2) CX(CS) 상담사 분들이 이 플랫폼 내에서 한 번에 상담관리" 를 할 수 있다.
2) 페이히어에서 채널톡의 역할
페이히어 CX(CS)부서에선 고객 문의를 처리하는 메인 Tool로 채널톡을 사용하고 있었다.
또 CX 팀에서는 고객과의 각종 상담을 마친 후, 각 상담 건들을 채널톡의 "태그" 기능을 이용해 아카이빙 하고 있었다.
예를들면,
- 결제관련된 오류와 관련된 건이면 [결제오류] 태그에, 포인트 적립 관련이면 [포인트 적립] 태그에 넣어 상담 내역들을 아카이빙 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CX 팀 분들이 상담 건들을 태그화 해놓으면, 추후에 PO 등이 기능 기획이 필요할 때 채널톡 상담내역을 태그 등으로 필터 화해서 검색해서 유저보이스를 더 면밀히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PO가 채널톡 상담건 검색을 통해서 보고 싶은 것은 간단히 다음과 같다.
1) (정량적 수치) 해당 유저보이스(ex. 기능요청, 오류)가 얼마나 많은 사장님들에게 요청이 들어온 것인지
2) (맥락 파악) 아카이빙 된 실제 상담 내역을 뜯어보며, 해당 문제 및 기능 요청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맥락에 대한 파악
채널톡 상담내역은 가장 raw 한 맥락의 유저보이스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유저보이스의 수에 대한 정량화도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페이히어의 PO들은 해당 채널톡의 상담내역을 기능 기획 시 참고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특정 오류/버그 건 관련 상담 태그가 급증하는 것을 보면서, 해당 오류/버그의 심각성들을 트래킹 하기도 했다.
3) 실제 예시(채널톡 활용 기능 기획)
위에서 설명한 채널톡 상담내역을 활용해 기능 기획을 하는 예시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특정 매장에게 "더치페이" 기능에 대한 요청이 왔다고 해보자.
이때 단순히 "아 그럼 "더치페이" 기능을 만들어야 겠네" 라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1) 이 기능을 정말 만드는게 합리적인지, 2) 만든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를 판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 PO는 기능 기획 전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채널톡 상담내역을 활용하곤 한다.
1) (정량수치) 이 기능을 특정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요청을 했는지
- A 사장님 뿐만 아니라, 비슷한 업종 비슷한 시간대에 장사를 하시는 분들에게서 3개월 간 00건이 들어왔네? 타 기능 요청 대비 꽤 많은 수친데?
2) (맥락파악)
- 그렇다면 "더치페이" 기능을 요청하는 맥락은 무엇일까?
- 실제 A 사장님과의 raw 상담 내역을 채널톡을 통해 보니 직장인 상권이라 점심 장사 하는데, 고객들이 더치페이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 해당 기능이 없으면, 바쁜 점심시간에 매우 불편하대.
3) (이를 통한 구체적 문제 파악)
- 구체적으로 해결이 필요한 문제가 무엇이고, 여러 문제 중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인가
- 더치페이에는 "인원별" , "상품별", "금액 직접 입력형(원하는 금액 직접 입력)" 등 다양한 요청사항(기능)이 있을 수 있어. 물론 사장님은 다 필요하다고 하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해결이 필요한 문제는 뭘까?
=> 이를 위해, 회사가 줄 수 있는 해결 방법은?
- 결제화면에 더치페이 기능을 넣자, 다만 "인원별" 더치페이만 먼저 나가는 거야.
- 요청했던 다른 기능인 "상품별" 더치페이의 경우 번거롭긴 하지만 물건을 하나하나 결제하는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어.
- 더치페이 기능을 넣는다 했을 때, 가장 시급한 "인원별" 더치페이기능을 먼저 넣고, "상품별" 더치페이의 경우 사장님께 당분간은 위와 같이 운영적으로 풀어달라고 부탁하자.
- 추후 더치페이 기능 사용률이 더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보이스가 나올 텐데 그때 "상품별"이나, "금액 직접 입력" 더치페이 등의 기능개발을 고려해 보자.
^ 위와 같이 채널톡 상담 내역은 페이히어에서 기능 기획/개발 시 필수적으로 활용되곤 한다. 이러한 채널톡 상담 내역을 보다 쉽게 검색/트래킹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채널톡 상담 태그"라고 볼 수 있다.
2. 채널톡 태그 개편이 왜 필요했는데?
CPO 님이 나에게 채널톡 태그 개편 업무를 맡겼던 주 목적은
"보다 체계적으로 유저보이스를 관리/수집해 기능 개발에 이용하자!"였고,
그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CX팀의 태그 기입 업무 효율화까지 도모하자는 것이었다.
유저보이스의 체계적인 관리/수집
1) 채널톡 태그는 기존에도 존재했지만, 페이히어 서비스에 맞춰 제대로 태그화가 되지 않고 있었다.
- 누락된 기능들이나, 중복 태그들, 혹은 만들어놓고 문의가 들어오지 않는 태그들이 많았다.
- 이는 PO들이 채널톡에서 유저보이스를 검색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만들고 있었다.
- 대부분 태그 기능을 잘 활용하기보단 그냥 검색어 정도를 활용해서 상담내역을 검색하고 있었다.
2) 태그 구조가 불명확하다 보니, CX 팀에서도 상담 건들에 대해 알맞은 태그화를 못하는 상황들도 많이 발생했다.
- 마땅한 태그를 찾기 어려워 CX팀에선 "기타" 태그에 상담 건들을 몰빵 하는 경우가 많았다.
- 이는 결국 태그화를 통해 유저보이스를 분류하고자 하는 의미를 퇴색시킨다.
- 한편 CX팀 입장에서도 상담 태그가 기입하기 쉬운 구조로 되어있다면, 상담완료 후 태그 기입 시 좀 더 수월하게 기입할 수 있다.
- 즉, 기존에 이 상담은 어떤 태그에 넣어야 해?라고 고민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효율화할 수 있다.
3) 고객과의 원본 상담내역이 보존되어 있는 raw 파일인 채널톡 상담내역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했다.
- 채널톡과는 별도로, cx 나 bd 부서에서 간간히 유저보이스를 슬랙에 올려주긴 했다.
- 하지만 결국 해당 건들의 경우,
a. 담당자의 주관에 따라서 이건 유저보이스로 올릴만해라고 가정해서 올리거나,
b. 올리는 과정에서 원본의 맥락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완전치 않았다.
4) 장기적으로 서비스 기능별로 태그화가 잘 되어있다면 어떤 기능에 대해 기능 요청/문의/오류 문의가 많은지
정량적인 수치화를 통한 판단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보다 정량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 예를 들면, [블루투스 단말기> 삼성페이] 관련 오류 상담건 수치가 튀는 것을 보고 해당 기능에 문제가 생겼는지를 보다 빠르고, 정량적으로 트래킹 가능해진다.
3. 처음 업무를 받고서의 느낌
회사에서 제대로 받은 첫 업무가 이 업무였는데, 그래도 인턴으로 들어왔는데 회사 cx 팀 전체의 체계를 건드리는 작업을 시킨다고?라는 점에서 약간은 부담되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론 타 부서와 연계된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신나는 일이었다.
실제로 PO/PM이라는 직무가 내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타 부서와의 접점/협업이 정말 많다는 점이었다. 항상 타 부서와의 협업에 있어 꿈꿔왔었기에, 약간의 부담감은 있지만 열심히 해보자고 생각했다.
또, 회사에 들어온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서비스에 대해 완전히 익숙하진 않았다. 결국 태그 개편을 하려면,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와 더불어 기존 상담 내역들의 구성에 대해 깊게 파악해볼 필요가 있었다. 이번 기회에 더 깊게 서비스를 사용해보고, 실제 고객들은 우리 서비스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파악해볼 수 있는 기회일 것이라 생각했다.
=> 다음글에서는 구체적인 업무 수행과정과, 그 과정에서 느낀 것들을 적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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