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받았던 첫 업무인 "채널톡 태그 개편 작업"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
그 업무가 회사에 "왜 중요했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기능개발에 있어 B2C와 B2B의 차이를 먼저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물론 페이히어는 B2B SaaS를 하는 기업이긴 하지만, 소상공인(ex. 식당 사장님) 한명한명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약간은 B2C 적인 성격도 존재하긴 한다.)
(** 회사마다 특징이 다르므로, 모든 B2C/B2B기업을 일반화할 수는 없고, 경험한 기업들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임을 참고바란다.)
회사에선 어떻게 기능 개발을 할까? (B2C vs B2B)
B2C
일반적인 B2C IT 기업에서는, 사용자들의 앱/웹에서의 행동 데이터(ex. 클릭률, 전환율 등)을 바탕으로 서비스의 개선점을 파악해 개선하는 작업들을 많이 한다. 물론 정성적인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거나, 고객이 요구하기 전 이런게 있으면 성공할거야 라는 내부 직원들의 voice를 바탕으로 기능이 개발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B2C일 수록 특히 정량적인 분석을 통한 기획을 많이 하곤 한다.
예를들면 다음과 같다.
Ex. B2C커머스(번개장터)
- (기획 단계) 결국 우리 회사에서 중요한 건 거래가 발생하는 거야. 지금 유저 행동 데이터를 보다보니, 타 화면대비 장바구니 화면에서의 구매전환율이 낮네? 이 화면에서의 구매전환율을 높이는 것이 전략으로 내려왔어. 사용자가 장바구니 화면에서 구매 버튼 더 쉽게 클릭할 수 있도록 크기나, 배치를 이런식으로 바꿔보는 건 어떨까? 구매시 혜택을 강조하는 툴팁 등을 추가하면 어떨까? 혹은 n원 이상 구매시 n천원 할인되는 쿠폰을 통해 전환율을 높여보자.
- (개발 후) 버튼 UI 변경으로 인해, 구매 버튼 클릭율이 n% 늘었어. 다른 외부적 요인으로 늘은 건 아닌가 분석해서 성과를 정리하자.
=> 이런 부분이 일반적으로 내가 경험했던 it 기업에서 pm, po 들이 기획하는 방식이었다. 전에 인턴을 진행했던 번개장터에서도 이렇게 많이 진행을 하고 있었다.
=> 이런 부분들 때문에 더더욱 B2C 기업의 pm, po에게는 데이터와 관련된 역량들(ex. 데이터를 분석하고, 데이터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 을 많이 요구하는 것 아닐까 싶다.
(Shout out to 데이터 역량 쌓느라 고생하는 우리 pm, po 취준생들..)
B2B
반대로 B2B 기업에선, 고객의 요구사항이 회사에 먼저 꽂히는 경우가 많다. 고객들의 기능에 대한 요구사항이 직접적으로 꽂히는 경우가 많고 큰 클라이언트일수록 이런 부분이 강하다. 특히 정말 서비스가 고도화, 원숙화 되기 전엔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기능들이 정말 많다.
그렇다보니, B2B에서의 PM, PO는 정량적인 분석을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유롭게 "유저 행동 데이터를 하나하나 분석해서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라고 움직이는 작업은 상대적으로 덜한다.
그것보단, 이미 다양하게 들어온 요구사항 중에 임팩트 측면(즉, 큰 지표인 매출, 거래액, 매장수)에서 회사에 도움될 것은 무엇인가 우선순위를 잘 정리해서 기획/개발하는게 더 중시된다.
또한, 세세한 유저 행동 단위의 데이터(ex. 클릭률, 전환율, 페이지 뷰 수) 보다도, 큼직한 지표(매출, 거래액 등)에 좀 더 focusing 된 데이터 분석을 한다.
"이 기능 개발해주면 여기에서 계약해준대, 이거 안해주면 여기에서 이탈한대" 등과 같은 일이 허다하고, 단순히 클릭률을 높이는 것보다 계약 하나를 더 늘리고, 유료고객 이탈을 막는 부분들이 B2B기업 입장에선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들었던 말이라, 글을 쓰는 벌써 약간 PTSD가 오려 한다...ㅎㅎ)
특히 페이히어의 경우엔, 결국 사장님(ex. 식당, 카페 등) 이 고객이며 사용자이다. 사장님들이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필요한 기능들이나, 문제들을 직접 회사에 많이 전달하는 편이었다. 주로 BD(영업팀), CX(CS)로 부터 보이스들이 인입되며, 이를 바탕으로 기획을 많이 하곤 했다. 그리고 그 기능들은 대부분 사장님 차원에서 매장의 매출을 올리거나, 매장운영에 있어 비용을 줄이는 차원에서 요청하는 기능들이곤 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Ex. B2B(페이히어)
사장님들의 다양한 유저보이스 예시
- A 사장님만 요청 : 본사에서 하위 매장 매출을 통합관리하기 위해, 기존에 쓰던 본사 내부 it tool에 페이히어의 결제/매출 데이터를 api 연동해줬으면 좋겠어.
- B 사장님 외 1명 요청 : 주문서에 찍히는 상품들의 순서가 먼저 주문한 상품 순서가 아닌, 나중에 주문한 상품이 위로 올라가면 좋겠어
- C 사장님 외 15명 요청: 매장의 여러 상품 중 자주 쓰는 상품들만 pos에서 모아서 보고 싶어.
위와 같이 여러개의 유저보이스들이 쌓여있을텐데, 이때 다양한 지점을 고려해 기능개발의 우선순위를 짜는 것이다.
=> B 사장님외 1명이 요청한 기능(상품 노출순서) 의 경우, 노출순서의 경우 사장님마다 선호도가 다를 것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커스터마이즈 기능에 가깝다. 당장의 큰 지표를 높이는데 도움되는 기능은 아니고 없으면 이탈할 기능은 아니니, 유저보이스의 수를 보고 추후 끼워넣으면 될 기능이다.
=> C 사장님외 15명이 요청한 기능(즐겨찾는 상품 관리)의 경우, C 사장님 외에 다른 여러 사장님들이 요청한 기능이다. 또한 해당 기능을 통해 사장님입장에서 상품 검색 및 상품 담기를 수월하게 해, 비용감소(매장 운영 효율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선 가점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이 기능이 없다고 해서 사장님들이 이탈하거나, 혹은 신규 매장을 끌어오는데엔 큰 영향이 있는 기능은 아니어서 큰 지표(매출, 거래액, 가맹점수)엔 영향이 별로 없을 수 있다.
=> 반면 A 사장님만이 요청한 기능(api 연동) 은 A 사장님 겨우 1명이 요청한 기능이다. 다만, 해당 사장님이 프랜차이즈 50개 짜리 사장님이라면? 그리고 그 매장들이 거래액들이 다 높아, 페이히어가 가져오는 결제 수수료도 타 매장들 평균에 비해 높은 편이라면? A프랜차이즈는 회사입장에서 놓치면 안되는 고객으로 사장님이 요청한 기능 우선순위가 높아질 수 있다. 물론, 해당 기능 개발 당시 회사의 기조가 어떤 방향이냐에 따라서도 기준은 달라진다. 당장은 프랜차이즈 보다는 일반 유저 전체에게 도움될 만한 기능의 우선순위가 높다면 또 다를 수 있는 것이다.
B2C, B2B를 떠나서 유저보이스가 중요한 이유?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B2B 기업에선 주로 유저로부터 꽂히는 유저보이스를 바탕으로 기획을 하곤 한다.
그렇다 보니, 회사 구성원들 중에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표출하는 사람도 많았다.
"왜 이리 우리 회사(페이히어)는 사장님들의 유저보이스에 휘둘려서 해달라는 대로 기능 개발을 하는 거냐? 차라리 SI 업체는 기능 개발에 따른 개발비를 받는데, 우리는 그렇지도 않지 않느냐."
나조차도, 처음엔 다음과 같은 의견들이 있었던 것 같다.
"PM, PO로서 단순히 유저보이스가 아니라, 좀 더 있어보이게 유저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가면서 정량적으로 기획을 하고 싶다"
그때, 우연히 CEO님이 회사 전체 Sync(전 직원이 한달에 2번 타운홀 미팅하는 자리)에서 하는 이야기를 듣고 머리를 한번 치게 됐던 것 같다.
CEO:
"많은 회사 구성원들이 우리 회사가 유저보이스에 너무 휘둘린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 얘기에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유저보이스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가장 강력한 수준의 고객의 의사표현이다. 유저보이스는 단순히 데이터로 집계되는 유저의 앱 내 액션보다도 더 높은 차원의 귀찮음을 감수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고객센터 번호를 찾고 연락을 하는 것. 즉 엄청난 시간을 써가면서 귀찮음을 감수하고 표현을 하는 것은 그만큼 그 문제에 대해서 강하게 해결이 필요하다고 요구를 하는 것이라고. 물론 이런 여러 유저보이스 들에 대해, 들어줄 유저보이스와 아닌 유저보이스를 분리하고 우선순위를 잘 결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에 우리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원칙 1가지는 다름 아닌 "고객을 만족 시키는 것" 그것 하나이기에 다른 어떤 것보다도 고객이 직접 목소리로 말한 유저보이스는 중요하다"
=> 결국에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의 문제"를 푸는 것이라는 것. 이 점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되고, 느꼈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약간은 경시했던 유저보이스의 의미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또 아무리 멋들어진 데이터 분석을 통한 기획보다, 사장님이 고객인 이 시장에선 그들이 원하는 기능 1개를 만들어주는 것이 더 큰 임팩트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유저보이스가 회사에서 왜 그렇게 중요했는가를 설명하기 위해서 이 글을 썼고
다음 글에선, 이렇게 중요한 유저보이스를 더 체계적으로 수집/관리 하기 위해 "채널톡 태그 개편"이라는 업무를 진행했던 내용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적어보려 한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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